5월 첫째 주, 한 주 간의 봄방학을 보내게 되어 적절히 시도해 볼 수 있었습니다. 초,중,고,대학교까지 수많은 방학을 보냈는데 지난 일기를 보면 언제나 방학 전에 급하게 숙제를 하는 이야기, 긴 방학동안 뭐했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방학을 잘 보낸다는 건 뭘까? 늘 방학을 앞두거나 시작할 때 ‘하고 싶은 것, 해야 할 것들’을 마인드맵처럼 자안뜩 적어놓고는 며칠 후엔 잊어버리곤 했습니다.
모처럼 맞이한 짧은 방학엔 욕심부리지 않고 무언가 한 가지라도 이뤄보고 싶었어요. 저는 ‘아침산책 습관만들기’를 그것으로 삼았습니다.
산책의 힘에 확신을 가진 건 5년 전쯤 시험준비를 할 때, 먼저 합격한 언니에게 합격 비법을 물어봤을 때였어요. 수험생 주제에 산책하기를 좋아했지만 시험날이 다가올수록 그것이 사치처럼 느껴지고 있었어요. 그 마음도 모르고 가을날씨는 밖으로 나오라고 자꾸 유혹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언니가 자신이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산책'을 이야기하는 거예요.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줄 줄 알았는데 생뚱맞은 답에 잠시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합격자가 이런 말을 한다면, 내가 더 당당히 열심히 산책을 해도 되겠구나!'하고요. 그 해 가을 열심히 일광욕을 했습니다. 저는 시험에 합격했고, 왜인지 모르지만 합격과 동시에 산책은 삶의 우선순위 저편으로 밀려간 채 4년이 지났습니다.
다시 산책하는 습관을 가져보겠다는 마음은 생겼지만 자신은 없었어요. 일주일 동안 아침산책을 하기 위해, 일단 ‘오늘, 내일, 모레’ 3일 동안 가보자! 하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