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매일메일링을 받으며 하루를 시작했던 것도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빠르게 지나 어느새 제가 글을 쓰고 있네요.
일과를 시작하기 전 하나의 루틴처럼 글을 읽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기에 받님들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전해드릴까 오랜 시간 고민했어요. 어떤 주제의 글을 쓰면 좋을 것 같은지 제안을 해준 마공에게 물었어요. 일기를 쓴다면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을 공유해도 좋을 것 같다는 답변을 해주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제 이야기를 적어보기로 했어요.
우리 모두 인생이라는 책을 쓰며 살아가잖아요. 초등학교 시절 방학마다 그저 놀고 싶은데 쓰고 싶지도 않은 그림 일기를 쓴 탓일까요. 성인이 되어서도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뭔가 일기장에 쳐진 모든 줄에 글자를 써야 할 것 같았기 때문에요. 그런데 누군가 저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사람들이 일기를 쓰는 이유는 그 어느 누구도 쓰지 않을 책에 헌신할 만큼 자신의 삶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요. 쉽게 챕터를 넘길 수 없고 등장인물을 바꿀 수 없지만 이야기는 흘러가지요. 더불어 독자가 자신 한 사람뿐이어도 그 글은 소중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니까요.
제 이야기를 모두에게 공유해 보고 싶어요. 제 인생이라는 책에 책갈피를 꽃아 한 부분을 들려드릴게요.
여러분은 가장 좋아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요? 어떤 것을 했을 때 가장 행복하세요? 제가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이 들 때는 누군가에게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질 때예요.
누군가가 제일 즐거운 시절을 물어본다면 주저 없이 고등학교 시절을 이야기할 것 같아요. 소소한 추억이 많이 담겨있거든요. 11시 59분부터 점심을 1등으로 먹기 위해 시계 초를 보며 부릉부릉 달려갔던 기억, 벚꽃을 보다가 모의고사 영어 듣기 평가를 놓쳤던 기억, 만두를 튀겨와서 친구들과 함께 나눠먹었던 기억 등 소중했던 기억들만 꾹꾹 눌러 담겨 있어요.
그중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것은 '달콤 박스' 스토리에요. 달콤 박스란,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시민들이 다른 이들을 위해 물건을 넣어놓은 후 자신이 하나를 사용하면 이후 다른 물건을 가져와 하나씩 채워가는 시스템이에요. 고등학교 시절 이 뉴스를 접한 후, 교내에도 이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학급을 대상으로, 이후에는 조금 더 체계를 보완하여 교내 상담실에 설치했어요. 무언가를 가져다 놓는 것이 부담스러운 학생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그 친구들은 메모를 적어 마음을 표현해달라고 했어요. 그저 가져가기만 해서 금방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3년 동안 문제없이 운영되는 것을 보고 모든 구성원들에게 고마웠습니다..
이때부터 나의 조그만 행동으로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눠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그런데 세상은 흔들림도 주었어요. 여고를 타깃으로 한 바바리맨을 잡기 위해 신고를 하다 가해자가 칼을 들고 집 근처로 쫓아 오기도 하고, 같은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한 주민을 살리기 위해 응급처치를 했지만 이후 들려온 사망 소식에 한동안 트라우마를 겪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군중 속에서 용감함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다시 돌아간다면 똑같이 행동할 거예요.
작년 여름 우연히 길을 가다가 남편의 잦은 폭행으로 힘들어하는 베트남 이주여성을 도와준 적이 있어요. 저의 도움의 손길이 그 여성의 인생을 변화시켰고 아직도 간간이 저에게 안부를 전해주고 있어요. 그 당시 물론 저도 그 남성이 무서웠지요.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타국에서 다른 이들이 외면으로 그 여성이 다시 그 고통 속에 들어간다는 점이었어요. 차라리 내가 다치고 말지.. 그러한 생각으로 뛰어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하루하루를 정말 후회 없이 살아요.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보고 싶은 사람과 연락을 하며 지내요. 여러분도 반복되는 일상 속에 마음이 맞는 사람과 행복한 하루를 보내며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나요? 또한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시나요?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따듯한 말 한마디, 마음을 눌러쓴 편지, 진심을 담은 공감도 충분히 힘이 될 거예요. 따뜻한 마음과 선한 온기는 그 힘이 정말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일이 행복할 수 없겠지만 사랑하는 벗들이 옆에 있는 그 순간만큼은 아무 걱정 없이 웃을 수 있길요. 그리고 제가 여러분들에게 드릴 수 있는 행복한 마음도 고이 담아 이곳에 적어 보내드립니다. 오늘도 저는 퇴근 후 사무실 속 가면을 벗고 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하루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근심 없는 하루를 보내시길 바라며 이 글을 보시는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요. 평안하길 바라요.
<부록>
행운의 편지
이 글은 매일메일링에서 최초로 시작되어 일 년에 한 바퀴 돌면서 받는 사람에게 행운을 주었고 지금 당신에게로 옮겨졌기에, 당신은 당신이 가장 친애하는 사람에게 고마움의 마음을 전달해야 합니다. 이 편지를 절대로 버리거나 낙서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친애하는 사람의 인원 수는 상관이 없습니다.
이 편지를 받은 사람은 행운이 깃들 것입니다.. 평생의 행운과 행복을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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